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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옥이] 타인의 욕망에 나를 잃어가다.리뷰 2023. 11. 16. 09:05728x90반응형
돼지우리
축사에 갖힌 돼지들은 자고 있는거 같고
뭔가를 적는듯한 소리,
핏물을 빼고 불판에 올려진 고기
사람들의 식감을 자극하는 고기들이 구워지는
고깃집에서 라엘은 주방에서 일하고 있다.
고대경영학과를 나온 딸은 둔 엄마는 부동산 중계업자에게
딸을 자랑하고 또 집을 소개 받는다.
뭔가 지저분한 집,
돼지우리 같지만
부동산 중계업자가 꼭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이 방을 썼던 학생들이 전부 합격해서 나갔다고
싸늘했던 엄마의 표정이 밝아지고
부동산 중계업자의 입발린 영업은 계속된다.
'채광이 좋다'
라엘은 집이 맘에 안 드는지 얼굴을 반쯤만 내밀고 방을 쳐다본다.
주방에서 일하다가 홀로 나와서 남들이 남긴 음식을 치우는 라엘
라엘은 취업 준비생이다.
혜옥의 자취방을 애써서 닦아주는 엄마,
2년 후면 나갈건데라고 혜옥은 그만 닦아라고 한다.
"넌 최고니까, 일류니까 뭐든 다 잘 할 수 있어"
엄마는 라엘에게 늘 이와 같은 말을 한다.
포스트 잎에 엄마가 한 말을 적어서 창문에 붙이고
고시학원 계단을 힘차게 오르는 라엘,
강사가 말한 '매몰비용'의 설명
경제적으로 득이 되지 않지만 아까워서 또 잡고 있는
지금 라엘이 그런 상황일까?
학원 강사의 응원, 그리고 다짐
나는 최고다, 일류다를 실천하기 위해
독서실을 등록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라엘,
스터디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라엘,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
그때 또 진상 손님,
오로지 프리미엄 1등급 한우만을 요구하는 손님,
프리미엄이 아닌 돼지는 가차없이 쓰레기 통에 버려진다.
알바와 공부를 병행하고 돌아온 자취방
방에서 인기척이 나서 두근두근 문을 열어보려고 하는데
엄마가 나온다.
늘어나는 포스트 잍, 밥을 먹을때나 화장을 할 때, 옷을 입을 때도 계속해서 공부하는 라엘
긴 공부의 터널은 언제즘 끝이 나는걸까?
"엄마 나 합격했어"
1차 합격해서 받은 독서실에서 5만원 환급 받은 라엘
엄마에게 맛있는거 사주고 싶은 마음이다.
갑자기 무슨 생각에서였을까?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려다가 다른 손님이 담배를 사는 것을 보고
라엘도 담배를 구매하고 싶다.
그런데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웃어보세요"
신분증 제시를 요구한 알바
"웃고 다녀요~"
2차에 떨어졌던 것이다.
엄마와 통화하면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엄마는 어떻게 알았을까?
라엘의 마음, 그리고 행동까지 엄마는 다 아는거 같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
엄마의 말을 포스트잍에 옮겨적고 또 다시 지리한 공부를 시작하는 라엘
프리미엄이 아니라 버려지는 고기
눈은 억수같이 내리고 또 불합격 소식을 전하는 라엘
딸 뒷바라지 한다고 힘든 일을 하는 엄마,
웬만한 대학의 등록금 정도의 학원비
라엘은 담배를 만지작거릴 수 밖에 없다.
프리미엄 한돈을 요구하는 손님의 횡포는 더해지고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라고 이제 좀 당돌하게 말한다.
3.2.1. 스터디에서 다시 시험공부가 시작되고
새로 들어온 멤버의 성적이 좋다.
예전엔 라엘이 잘해서 주목을 받았는데
이제 라엘은 자신이 없다.
그렇게 열심히 외웠던 "매몰비용"의 오류
왜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고
재채기만 나올까?
식당에서의 진상 손님,
결국 사장에게 사실을 말하고
사장은 손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상황이 잘 해결되는거 같다.
포스트잍처럼 보이는 딱지는
사실 어릴적 아픈 기억이다.
가압류를 의미하는 딱지,
라엘은 식은땀이 나고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다.
무거운 책을 들고 무표정하게 나가는 학생들
이건 무슨 조화일까?
끝없이 나오는 재채기,
독서실에서 오래 있기 힘들어 나온다.
알레르기인가?
병원에서 알레르기 시약테스트를 하는 라엘,
검사를 하는 의사는 무료한듯 바둑을 두고
이것 저것 검사를 한다.
"비염도 아니고, 알레르기도 아니고"
갑자기 라엘이라는 이름에 딴지를 거는 의사
또 갑자기 재채기의 원인을 '귀신'으로 몰아붙이는 의사
병실에는 '부적'이 붙어있다.
"세상에서 제일 공정한 곳이 어딘줄 알어"
"카지노야", "아주 공정하게 다 잃어"
"도박중독자든 공시생이든"
"다음에는 꼭 될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거든"
계속된 재채기
결국 라엘은 독서실에서 짐을 싼다.
비는 오고 택시는 잡히지 않고
온몸이 홀딱 젖은채로 자취방에 돌아온 라엘
아빠가 지어줘서 찝찝했던 '라엘'이라는 이름
합격한 친구 딸도 지어줬다는 스님에게서 지어준
"지혜로울 혜, 보배 옥"
생일 선물로 새 이름을 지어준 이름
친구들은 혜옥에게 톡으로 생일 축하를 해주지만
그런 축하는 이제 좀 싫다.
단톡방에서 나가는 혜옥
"그만하고 싶다"
엄마는 그 말이 듣기 싫다.
못 들은척하는 엄마
아빠와 이혼한 이야기를 구구절절하는 엄마
버려진 고기를 다시 찾는 혜옥
또다시 '매몰비용' 공부
인강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강사,
포기를 종용하는 강사,
하지만 또 돈을 내고 수강하는 학생들을 꼬시는 강사
이름도 바뀌었고
운동도 하고 포스트잍을 채우며 다시 공부하는 혜원
버려진 고기의 정체를 알게된 혜원
국내산 프리미엄이 아닌 '칠레산'
아뿔싸, 신분증을 잘못 들고 갔다.
개명을 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문제,
시험을 치지도 못하고 이름을 고치는데 시간을 허비한다.
한자 이름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데,,,,
엄마의 기대,
그런데 혜옥은 사실을 말할 수 없다.
무섭고 또 두렵다.
엄마의 기대, 그리고 나를 규정짓던 명문대 출신
다음 혜옥은 또 어떤 사람이 될까?
사람만 바뀔뿐
부동산 중계업자의 설명은 똑같다.
"이 방에서 살았던 학생들이 다 합격해서 나갔거든요"
그리고 창을 열어 합격의 이유를 채광이 좋았다고 설명한다.
문 틈으로 살짝 안을 보는 또 다른 혜옥
'돼지 우리' 같던 그 방 안에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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