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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의 휴가] 하늘에서 내려온 엄마 그리워서 돌아온 딸리뷰 2024. 9. 19. 07:25728x90반응형
죽인 지 3년이 되는 해 '복자'(김해숙)은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규칙 안내를 맡은 신입 '가이드'(강기영)와 함께 지상에 내려온다.
"따님은 어머니를 보거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요
휴가 동안 좋은 기억만 담고 오시면 됩니다"
복자는 가이드를 통해 딸의 위치를 알아보던 중
자신의 고향에서 딸이 백반 장사를 한다는 것을 알고 당황을 한다.
속 타는 엄마의 마음을 모른 채
지하 저장고에서 가져온 묵은지로 능숙하게
요리를 하고 손님들에게 대접을 한다.
어릴 적 악착 같이 공부를 해서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를 바랬던 엄마의 기대와는 다른 모습니다.
복자는 자신은 고생했지만
진주는 자신이 하는 일을 하지 않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랬었지만
그렇지 않고 갑자기 미국에서 돌아와서 정착을 하려는 무엇일까?
영화는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
진주가 복자를 원망하게 된 부분을 설명해 준다.
혼자서 진주를 돌봐야 했던 복자는
다른 사람집에서 파출부(당시의 용어)를 하고
살림을 살아주는 등
어린 진주가 엄마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시기에
돈을 벌기 위해서 진주와 떨어져 살아야 했다.
사춘기 시절 진주는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다.
복자는 다른 가족의 식구라면서
휴가는 함께 가지 않고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복자는 일을 해주는 가족이 여행을 간 틈을 타
진주가 좋아하는 잡채며 음식을 잔뜩 해준다.
그런데 여행 일정을 앞당긴 가족이 돌아오고
진주는 민망해질 수 밖에 없었다.
급하게 돌아가려는 진주의 손에
복자가 열심히 준비한 반찬을 억지로 들려 보낸다.
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진주도 어쩔 수 없이
그 반찬을 들고 오면서 버스에서 울음을 참지 못한다.
진주는 엄마의 생일에 복자의 묘소에 간다.
미국 교수로 일할 때 급하게 엄마의 부고를 접하고
일찍 돌아오지 못해서 엄마를 차가운 냉장고에 이틀 더 있게 한 것이
미안해서일까?
엄마는 늘 진주를 생각하며
일을 하고 먹을 것을 잔뜩 만들어서 보내줬지만
자신은 자기 손으로 한번도 엄마의 생일 상을 차려드리지 못했던 아쉬움
공부하기 바빠서 만나기 힘든 딸을 만나러
무거운 짐을 들고 진주가 사는 원룸에 왔지만
진주는 차갑게 복자를 대한다.
좁은 원룸처럼 진주의 마음에는 여유가 없었다
복자는 딸과 하룻밤을 보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차가운 진주와 더 이상 같이 못하고 발을 돌려서 화려한 밤길을 걷는다.
진주는 급하게 복자 뒤를 따라가게 되고
24시간 햄버거 집에서 복자를 발견하는데
가장 싼 아이스크림을 사서 앉은 복자는
아이스크림이 녹는 것도 모르고 하염없이 앉아 있다.
그 자리에 이제 진주만 덩그러니 남았다.
왜 그때 엄마를 따뜻하게 대하지 못했을까?
미국 갈 때 엄마 얼굴을 한번 보고 가지 못했을까?
복자와 이야기를 할 순 없어도
고향 친구를 통해 복자의 상황을 듣게 된다.
복자는 사실 어릴 적 글 읽기, 쓰기를 좋아하는 소녀였지만
남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그리고 진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것이다.
그동안 복자와 함께 살 수 없어
원망했던 진주도 그제야
복자가 조금 이해가 된다.
"엄마도 방법이 없었구나, 방법이 없었겠구나..."
복자가 진주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전화를 하면 진주의 컬러링에서 흘러나오던 노래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를
진주의 목소리보다 더 많이 들었던 복자
그리고 그 노래의 가사를 따라적었던 복자의 일기장을
진주가 보면서 마음의 짐을 가지게 된다.
진주는 복자와 만나서
마음의 짐을 벗을 수 있을까?
"기억이 바로 인연이거든요"(가이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만큼 더한 인연이 있을까?
추석 연휴에 가족, 그리고 친척, 친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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