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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의견] 다수가 늘 옳을 수는 없다.(스포일러 있습니다)리뷰 2015. 6. 23. 08:00728x90반응형
제작 연도는2013년이나 2년이 지난 2015년에서야 개봉이 되었다.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과 긴장도가 훌륭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봉이 미뤄진 것은 아직 이 영화가
'소수 의견'을 담고 있어서 일까?
“피고는 경찰이 아들을 죽였다고 하고,
검사는 철거용역이라고 한다
원고 국민, 피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진실을 묻다!”
지방대 출신, 학벌 후지고, 경력도 후진 2년차 국선변호사 윤진원(윤계상). 강제철거 현장에서 열여섯 살 아들을 잃고, 경찰을 죽인 현행범으로 체포된 철거민 박재호(이경영)의 변론을 맡게 된다. 그러나 구치소에서 만난 박재호는 아들을 죽인 건 철거깡패가 아니라 경찰이라며 정당방위에 의한 무죄를 주장한다.
변호인에게도 완벽하게 차단된 경찰 기록,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하려는 듯한 검찰, 유독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접근해오는 신문기자 수경(김옥빈). 진원은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님을 직감하고, 선배인 이혼전문 변호사 대석(유해진)에게 사건을 함께 파헤칠 것을 제안한다.
경찰 작전 중에 벌어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살인사건, 진압 중에 박재호의 아들을 죽인 국가에게 잘못을 인정 받기 위해 진원과 대석은, 국민참여재판 및 ‘100원 국가배상청구소송’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데…내용,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Story.do?movieId=75594&t__nil_main_synopsis=more
영화는 철거민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 중에서 벌어진 사건에서 철거민의 아들이 죽고
의경(전경)이 철거민에 의해서 죽는 사건에서 시작된다.
법의 잣대에 의해 피고인인 철거민은 '폭행치사'로 검사의 구형을 받고
철거민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정당방위를 주장한다.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열혈 기자,
기자는 현장에서 사건을 기록하며 철거민의 말이 사실임을 파헤친다.
그러나 '국가'라는 엄청난 권력을 상대해야 하기에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사건을 맡은 검사,
수많은 학연, 지연, 그리고 인맥으로 얽혀진 검사 조직에서
그는 '사부작'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검사는 혼자서 사건을 조작하고, 증거를 없애는 각고의 노력을 하면서
쓸쓸이 혼자서 퇴장을 한다.
결국 변호사가 되지만 전관예우로 로펌에 취업해서
뺀질뺀질하게 법원을 드나든다.
민사 변호사,
큰 일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지만 어떤 큰 계기 없이
국가를 상대로 하는 일에 뛰어들게 된다.
국선변호사에서 평변호사, 그리고 민사 전문 변호사의 만남,
지방 대학 출신에 빽도 없이 그들은 이 사건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철거민들이 거대 자본에 맞서서 싸워야 했다면
이 두 변호사는 거대 권력에 맞서서 싸울 수 밖에 없었다.
법과 원칙이라는 것이
다수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졌는지
자본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졌는지
조금 더 보여줬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변호사(비권력)와 검사(권력)
철거민과 자본가의 대결 구도에
진정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결국 자본, '돈'일텐데 말이다.
변호사 윤진원을 연기한 윤계상은
선이 뚜렷하지 않아서 어떤 배역도 잘 소화한다.
다만 소수의견에서 그의 역할은 매력적이지 못했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면 전체 스토리에 방해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내적 갈등과 그가 하고자 한 일은 잘 보여지지 않는다.
법정 영화답게 실제 법정에서 볼 수 없는 고성과 감정에의 호소는
영화를 더 영화답게 해주는 것이기에
크게 색안경을 쓰고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마지막 터전인 집과 마을을 잃는다는 것은 어떠한 심정일까?
그리고 그의 아들까지 그 속에서 잃었으니 말이다.
영화속 철거민의 현수막 '99% 우리 모두가 철거민이다'라는 글귀가 떠오른다.
현장을 진압하는 경찰, 용역, 그리고 그것에 맞서 싸워야 했던 철거민 모두 결국
자본에 종속되어 이길 수도 없는 싸움을 지리하게 하는 것이다.
그 위험 속에 철거로 이득을 얻는 자들은 볼 수 없다.
그들은 위에서 조정하고 잇속만 챙길 뿐이다.
전국에 수많은 곳에서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발이 진행이 되고
원주민을 쫓아내고 좁은 땅에 아파트를 올려서 이득을 취하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 변호사가 된 전직 검사 '김의성'이 윤계상에게 했던 대사가 떠오른다.
"국가를 위한 희생과 봉사, 철거민은 희생했고 나(김의성)은 봉사했는데 너(윤계상)는 뭐했어?"
그 물음은 김의성이 윤계상에게 던진 질문에게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소수의 의견, 우리의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이와 유사한 내용의 영화가 한편 더 있다.
<두 개의 문>
용산 참사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작품인데
<소수 의견>에서는 영화 첫 머리에 '픽션'임을 강조하는 자막을 넣었지만
필자는 <두 개의 문>이 딱 떠올랐다.
어쩌면 이 영화가 오랫동안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이유가
위와 같은 내용 때문이었을까?
한국에서 하루하루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숨이 턱턱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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