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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찬스] 선과 악을 쉽게 판단 지을 수 없는 순간리뷰 2015. 6. 26. 08:00728x90반응형선과 악을 쉽게 판단 지을 수 없는 순간, 세컨 찬스
한국에서 조금 낯선 곳인 덴마크, 스웨덴 영화 세컨 찬스다.
<인 어 베러 월드>의 감독이기도 한 수잔 비에르는 다른 작품을 본적이 없지만
인간을 극단의 상황으로 몰고 가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감독이다.
그런 감독의 이력이 반영된 영화여서일까?
영화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는 고요한 덴마크의 어느 마을 풍경을 보여준다.
새벽과 밤을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어느 날
차가운 바다 혹은 강의 시퍼런 출렁임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요한 그 날
형사 '안드레아스'는 얼마전 출산을 한 '안나'의 든든한 남편이자
정의감에 불타는 형사다.
그는 다혈질로 일을 처리하기도 하지만 집에서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이다.
새벽에 쉬 잠을 들지 못하는 아이를 달래서 재운다.
아내를 대신해 아이를 달래주는 부성애는 어쩌면 모성애를 능가했는지도 모른다.
그와 대척점에 있는 한 커플이 있다.
마약 중독자인 '트리스탄' 커플은
안드레아스 부부처럼 얼마전 아이를 출산하였다.
스스로의 삶조차 제대로 살지 못하는 그들에게
아이는 축복이 될 순 없다. 트리스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안드레아스는 그렇게 생각하고
아동복지과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그는 트리스탄 커플을 '쓰레기'로 규정하고 악의 구렁텅이에서
아이를 구하고 싶어한다.
--------------- 여기서 부터 스포일러 있습니다 ----------------------------------------
세상 부러울 것 없던 안드레아스에 먹구름이 낀다.
그의 소중한 아이였던 알렉산더가 갑자기 숨을 거둔 것이다.
갑작스런 아이의 죽음에 안나는 극심하게 예민해진다.
그런 아내 앞에서 침착할 수 밖에 없었던,
그리고 그 죽음을 인정할 수 없는 안나를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트리스탄의 아이인 소푸스를 몰래 데려 오는 것이다.
트리스탄의 아이를 납치하는 것에 대한 합리화는 바로
'구원'이었다.
소푸스는 구원되었을까?
트리스탄은 아이가 바뀐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소푸스가 있을 때 아이에게 애정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뒤바뀐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의 집에서 죽은 아이 때문에 다시 감옥 갈 것이 두려워'납치'가 되었다고 거짓 신고를 한다.
안드레아스는 소푸스 구원에 대한 반대 급부로
트리스탄을 다그쳐 시신 유기로 다시 감옥에 넣게 된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의 강한 부성애과 가족애 만큼이나 강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트리스탄'의 연인의 모성애였다.
그녀는 정신병원에 감금되면서까지 그의 아들의 납치를 주장했다.
안드레아스는 결국 원래 아들인 '알렉산더'의 시신을 찾고 사망원인을 밝힌다.
그런데 가장 놀라운 사실, 알렉산더는 지속적인 폭력에 의한 사망,
즉 안나가 집에서 산후 우울증으로 인해 알렉산더에게 폭력을 가한 것이 사망의 원인이었다.
안나는 안드레아스가 그 사실을 알기 전에 그 죄책감으로 차디찬 물에 몸을 던졌다.
차디찬 바다, 말 없이 흐르는 물처럼
안나는 말 없이 그를 떠났고 그는 혼자가 되었다.
헐리우드, 한국 영화가 일색인 한국 영화관에서 덴마크 영화를 만나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조용하고 고요한 가운데서 벌어지는 엄청나고 충격적인 사건,
더 헌트와 더불어 덴마크 영화에 관한 관심을 더 가지게 된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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