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여름에게] 잘 사는 것에 대해리뷰 2024. 10. 31. 07:54728x90반응형가을이 여름에게엄마의 부름에 오랜만에 본가로 모인 네 자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엄마의 이혼 발언에 사그라들고 미묘한 갈등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연대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담아내며, 평범하게 잘 사는 건 뭘까?라는 물음을 던져주는 작품.(2022년 제22회 한국퀴어영화제)
- 평점
- -
- 감독
- 원은선
- 출연
- -
"엄마 너희 아빠하고 이혼할 거야"
엄마는 홀로 식탁에 앉아 아이들에게 할 이야기를 연습한다.
딸들은 엄마를 오랜만에 만나러 왔다.
"엄마 우리 왔어"
함께 먹을 과일을 놓고
딸들은 시댁 이야기를 늘어놓고
엄마는 그런 딸의 이야기를 잘 받아준다.
큰딸은 사회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를 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내가 집에 있을라고 석사 딴 건 아니지"
그런데 화면이 전환되고 엄마는 딸들을 뒤로한 채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다.
큰 딸은 마치 엄마를 반면교사로 삼고 살아왔던 것일까?
딸들을 집으로 오게 한 이유,
이제 엄마는 딸들을 향해서 돌아서서
"나 아빠랑 이혼할 거야"
딸들은 웃지만 엄만 자못 심각하다.
"너희 아빠 다른 곳에 사는 거 알고 있지?"
"아무튼 너희한테 미안해"
막내가 오고 딸들과 엄마는 마루로 와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혼 후 집을 처분한다는 엄마,
"이혼해도 너희한테 피해 안 가게 할게"
"왜 지금?"
"조금 늦게 하면 안 돼?'
결혼을 목전에 둔 막내는 정색한다.
상견례와 결혼식
"이혼해도 너희 아빠랑 같이 서 있을게"
자유분방한 딸, 격식이 중요한 딸
엄마는 뒷전, 딸들의 설전이 벌어진다.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은 거야"
"그만해, 한번 생각해 볼게"
급기야 엄마는 나가버리고
큰 언니는 동생들을 탓한다.
"언니 나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엄마가 나간 후 딸들은 집 옥상으로 올라가
엄마의 심정을, 그리고 결혼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한다.
결혼을 하면 좋아?
"하면 좋은데 하고 나서 좋지 않아서 그렇지"
큰 언니는 시어머니의 전화를 두 손 공손히 받는다.
아무래도 큰 언니는 집에 가야 한다. 자기의 딸을 시어머니가 보고 있는데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것이다.
엄마를 찾기 위해
어떤 딸은 골목길을, 어떤 딸은 동네 슈퍼를, 그리고 어떤 딸은 상견례 일정을 미루자고 한다.
이리저리 엄마를 찾아 헤맸는데 엄마는
고민과 걱정을 털어버리려고 했는지 시원하게 목욕을 다녀왔다.
엄마가 이혼 이야기를 겨우 한 듯
딸들도 엄마에게 이야기하기 힘든 것이 있다.
민아(박가영)는 룸메라고 하는 아이와 동성 커플이고
다은(손예원)은 자유연애주의자,
"우리나라는 결혼에 너무 관대해"
"나처럼 혼자 사는 사람들은 어떡하라고"
"그래도 언니는 낫다. 나는 도연이와 결혼 못하잖아"
"나 할 만큼 다했어"
"너희들 열심히 사는 모습 보면서, 그래 나 쟤들 다 키웠잖아
그런데 나라고 왜 못해?"옥상에서 맥주를 마시던 엄마는 결혼을 목전에 둔
민희(이노아)에게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이혼을 미뤄볼게라고 했는데
민희는 오히려 엄마를 이해하고 응원한다.
"나 신경 쓰지 말고 엄마 인생 살았으면 좋겠어"
갑자기 비가 오고
엄마를 찾던 딸들도 들어오고
옥상에 널어놓은 빨래도 걷어서
마루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한다.
첫 딸도 손녀를 데리고 왔고
엄마와 4 딸 그리고 손녀가 한 차에 타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는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웃음은 그 시간만큼 슬며시 번진다.
728x90반응형'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아] 12년 전 김고은과 조현철 (1) 2024.11.22 [꽃들도] 미리미리 준비하면 좋잖아 (3) 2024.11.07 [최여영의 해남여행] 작가 지망생의 창작에 대한 여행 (5) 2024.10.24 [마이 디어] 가상으로라도 함께 듣고 보고 싶어 (4) 2024.10.17 [괴인] 만남과 인연, 그 속에서 자연스러운 관계의 발전 (0) 2024.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