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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브라더] 형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리뷰 2023. 6. 15. 08:00728x90반응형빅브라더김경욱 작가의 소설 『빅브라더』를 영화화한 작품. 동생은 여자친구와의 데이트에 형을 데려간다. 작가 지망생인 여자친구는 작가인 형이 궁금했던 것. 엉뚱한 형이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나들이의 초반부는 좋았다. 날씨도 맑았고 점심 식사도 즐거웠다. 하지만 셋 사이에 질투도 아닌 삼각관계도 아닌,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동생과 여자친구 사이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궁유정 감독의 <빅브라더>는 완벽한 캐스팅과 그들의 연기가 만들어낸 황금비율의 케미가 빛나는 작품이다. 박종환의 투덜거림, 장선의 리액션 그리고 감독이기도 한 이승원의 무심한 듯한 뉘앙스가 어우러진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엔딩을 통해 <빅브라더>는 관객에게 이야기의 의외성이 주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영화에서 ‘캐릭터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하는 작품. 이 모든 걸 조율한 감독의 능력도 뛰어나다. (2022년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 평점
- 10.0 (2021.01.01 개봉)
- 감독
- 궁유정
- 출연
- 박종환, 이승원, 장선
김경욱 작가의 소설 <빅브라더>을 영화한 궁여정 감독의 영화
"왜냐면 형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형에게 자신의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형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주인공,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여자친구는 뒷자리의 형을 보고 너무너무 깜짝 놀란다.
형과 동생, 동생과 여자 친구 둘과 둘의 사이에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장면이 재밌다.
서로를 배려하느라 뭐 먹을지 고민하던 그에게
햇볕은 쨍쨍한데 형은 곧 비가 올 거 같으니 백숙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작가 이종원입니다"
(여자친구의 손의 냄새를 맡으며)
"담배는 안 피우시는구나?"
하늘을 나는 것이 취미라는 엉뚱한 취미를 가진 형,
뭔가가 꼬인 그들의 점심식사
처음 간 백숙 가게에서 푸대접을 받은 동생은 차를 멀리멀리 몰아서 다른 곳으로 간다.
"차에 우산 있어?"
"비 안 와 이 날씨에"
하늘의 구름은 점점 몰려들고
그들은 정처 없이 어딘가로 걷는다.
"근데 형님이 하늘을 난다는 것은 무슨 소리야?"
"진짜겠어?"
"은유적인 그런 건가?"
"역시 소설가는 소설가네"
그렇게 말하는 중에 여자친구의 모자가 날아가 나무에 걸린다.
"새로 하나 사줄게"
여자 친구는 나무를 향해 무리하게 돌을 집에 던진다.
여자친구를 못 말리던 동생은 결국 마을에서
꼬챙이 같은 것을 빌리기로 한다.
이리저리 나무를 이어서 만든 막대기,
그런데 갔다 온 사이에 이미 모자가 여자친구 손에 들려 있다.
"형님이 내려주신 건데,,, 그게 갑자기,, 갑자기"
"더운데 빨리 가시죠~"
형은 뭔가를 감추려는 듯
어서 가자고 한다.
식당에서 약을 훔쳐 먹는 여자친구
형은 관심을 보인다.
생각보다 다정다감하게 이리저리 여자친구의
상태를 살핀다.
"식욕억제제, 다이어트 중이라서"
"식욕억제제? 제가 보기에 적당하신데"
"오빠한테 비밀로 해주시면 안돼요?"
"그럼 저도 비밀로 해주실래요?,,,, 아까 그 모자"
"오빠는 어렸을 때 어땠어요?"
"종환이는 학교 다닐 때 지각 안 한 적이 없어요"
"내가 언제?"
"하루는 머리를 쓴다고 하루 전날에 교복을 입고,,,,"
동생의 어릴 적 재밌는 이야기를 정색을 한다.
"너 또 약 먹었어?"
"안 먹었어"
형은 어색한 관계를 깨기 위해서
화제를 돌린다.
"일을 그만두려고요. 점을 본 적도 있어요"
"그런 거 뭘 하러 봐~"
"제가 점을 봐드릴까요?"
"올해 싸인 같은 거 하실 일이 있으실 거 같은데"
"뭔 싸인"
"계약 같은 것도 싸인으로 나와요"
"그럴 수 있죠"
"사실은 제가 출판사에 투고하고 있거든요"
"그런 걸 왜 나한테 이야기 안 해"
"진짜 되면 회사 때려치울 거예요"
동생은 왜 자기한테 먼저 이야기를 안 하고
일을 때려치운다는 말에 화를 낸다.
"근데 제가 보기에는 작가나 그런 쪽으로 끼가 있어 보여요"
"형 괜히 바람 넣지 마요 얘 진짠 줄 알아"
형은 둘의 싸움을 더 부채질할 뿐이다.
둘은 죽이 잘 맞는다.
동생은 더 화가 난다.
동생은 더 화가 나서
재밌는 이야기를 해준다고 하고
형의 치부를 이야기한다.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고
갈림길에서 서로가 맞다고 동생과 여자친구가 쌍욕을 하고 싸우는데
형에게 어느 길이 맞는지 물어본다. 형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
결국 갈라진 동생과 여자 친구
형은 누구를 따라갔을까?
형 찾았어?
"형이 날아서 찾았어"
"아까 모자도 형이 날아서 찾아줬어"
"늘 이런 식이야 한 번도 내 말을 들어준 적 없어?"
여자친구는 없고 형은 여자친구가 들고 있던
양산을 빙빙 돌리고 있을 뿐이다.
형을 탓하는 동생
"형 진짜 하늘 날았어? 형이 이야기해봐"
"너는 형이 나는 게 싫어?"
"형이 그럼 그날의 진실을 이야기해 줄게"
형은 구구절절 배가 아파서 날지 못했는 이야기를 너무나 진지하게 이야기해 준다
"그게 뭔 개소리야?"
"그럼 날아봐, 형 뛰어내려봐~"
"지금", "지금?"
형은 머뭇거린다.
"그래, 알았어, 뛸게"
그 순간 진짜 형이 날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 잡혔던 동생
의외로 담담한 형 때문인가?
"그런데 형이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때마침 분 바람 덕분에 형이 하늘로 날아갔다.
형은 영원히 사라졌다.
영화에서 나오는 동생은 최근 <모범택시 2>로 활약 중인 박종환 배우
<세 자매>를 연출했던 이승원 감독
<창진의 마음>에 출연했던 장선 배우가 연기합니다.
로드 무비 같던 이 영화는
단순한 구조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여자친구에게 형을 소개,
형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하는 내용에서
뭐 먹을지 고르고
식당을 찾아서 가는 길에서
서로의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하죠
동생 역으로 나온 박종환 배우는 현실적이고
여자친구에게 다정하지 못하지만
형은 엉뚱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죠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승원 감독(배우)은 큰 덩치와 다르게
섬세하고 또 자상하기까지 하는데
동생은 그런 형이 부러워서 일부러 형에게
또 그를 따르는 여자친구에게 딴지를 걸었는지도 모릅니다.
형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말은 진짜였는지
여자친구는 진짜 사라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엉뚱함으로 비치는 약자가 기억하는 정의
그리고 현실감 있는 자로 비춰지는 강자가 기억하는 정의가
어떻게 다른지 또 무엇이 중요한지 한번 생각해 볼 만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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