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공자] 이해할 겨를도 없이 숨가쁘게 몰아치는 액션리뷰 2024. 5. 30. 07:28728x90반응형
"네가 죽기 전에 볼 마지막 친구야"
어두컴컴한 창고 안, 누군가 묶여 있고
그를 묶었던 걸로 보이는 갱들은 지시를 내린 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일이 어느 정도 파이인지 묻는다.
지시를 내린 사람은 정확하게 말해주지는 않는 눈치,
거의 다 왔다는 말과 함께
몽키 스패너로 묶여 있던 남자가 갱들을 순식간에 제압한다.
지시를 내린 자의 등장, 창고 문이 갑자기 닫히고
당황한 갱들은 여기저기 총을 쏘지만
그림자처럼 다가온 '귀공자'에게 일시에 제압을 당한다.
해맑은 웃음, 광기어린 눈빛,
깔끔한 귀공자 이미지의 귀공자(김선호)는 그렇게 강렬하게 등장을 한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내기 권투가 벌어지고 있다.
힘겹게 이기지만 대회를 주선한 자들은
이긴 승자에게 많인 돈을 쥐어주진 않는다.
둘러싼 갱들이 무섭지 않은지
'마르코(강태주)'는 자신의 권리(돈)를 주장하며
쓸쓸히 집으로 간다.
집에는 아픈 어머니가 있다.
그는 따갈로그어, 영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한다.
필리핀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 피가 섞여 있는
마르코는 '코피노'다.
필리핀 사회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한국으로 떠난 아버지는 찾지 못하고
어머니는 몸져 누운 그에게 희망은 없어 보인다.
어머니 수술비 마련을 위해
내기 권투로 번 돈을
내기 축구에 올인 하지만
결과는 늘 좋지 않다.
그러던 중 어느 팬이 그에게 접근
보석상을 털자는 제안을 한다.
10%의 수수료,
전기를 끊고 가드들을 제압해달라는 제안은
거절하고 싶지만 거절할 수 없다.
함정에 빠지고 쫓기는 와중에
차 사고까지 당한다.
그는 크게 다치지 않았으나
사고를 낸 자의 도움으로
이곳 저곳을 검사
하고
집으로 왔는데 '변호사'라는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한국에 있는 아버지가 '마르코'를 찾았고
아버지가 위독하시니 얼른 한국으로 가자고 한다.
그것도 바로 당일에
그 비행기에는 '귀공자'도 함께 였다.
이코노미석에 앉아 있던 귀공자는
마르코 옆으로 와서 친구라고 하고
한국으로 가는 이유가 뭔지 웃으며 귓속말로 알려준다.
마치 게임을 즐기는 사람처럼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귀공자가
마르코는 싫다. 욕을 퍼붓고 꺼져라고 하지만
귀공자는 그런 모습이 재밌는 모양이다.
공항에 내리고
마르코를 수행하는 자들이
이상한 질문을 한다.
"몇 살이야"
"투웬티 포"
"아직 유통기한이 많이 남았네?"
뭔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정신 없이 진행되는 상황에 마르코는
상황 판단이 어렵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봤던
귀공자가 갑자기 마르코가 탄 차를 급습하고
수행원을 전부 죽인다.
마르코도 죽이려는 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광기의 추격전이 벌어진다.
귀공자는 '프로' 답게
늘 마르코를 잡지만
게임을 즐기듯 쉽게 놓아주고
또 다 따라가서 되돌아온다.
마르코에게는 형이 있다.
배다른 형, 거대 그룹의 이사로 있으면서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아닌 소유하기 위해서
주변에서 마음에 안 드는 자들을 처단하는 인물이다.
아버지가 마르코를 찾은 것은
회사의 경영권과 관련이 있다.
필리핀에서 코피노를 만들고 한국으로 돌아간 아버지들은
의례 연락을 끊기 마련인데
돈이 좀 있어보이는 아버지가 마르코를 찾는다.
마르코는 핏줄인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지극하듯
자신의 아버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다.
광기의 추격전은
차량 추격전으로 바뀐다.
마르코가 연락한 곳은
또다른 킬러, 윤주,
그녀는 가장 급이 높은 마세라티 차량으로
귀공자와 한이사(김강우) 일행을 따돌리고
마르코에게 여기 온 이유와 죽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그러나 귀공자는 마르코를 구하고
마르코는 도망치다 한이사에게 잡히고 만다.
한이사는 광기의 모습으로
마르코를 맞아주고
승계구도에서 승리자처럼 행세를 한다.
1. 핏줄, 코피노
영화 귀공자는 한창 이슈가 되었던 코피노 문제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코피노란 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필리핀에서 이르는 말이다. 코리안과 필리피노의 합성어, 한국으로 돌아간 아버지는 자식을 찾지도 않고 양육에 도움을 주지도 않아서 필리핀 사회에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 코피노의 삶을 마르코에 투영시킴으로써 아버지가 없이 어머니만 모시고 사는 어려운 상황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에 출연했던 배우 '이기영'을 통해
코피노를 어떻게 바라보고 도와줘야 할지도 알려준다.
그래서 마르코의 필리핀에서의 삶
그리고 한번씩 환각처럼 펼쳐지는 화면에서 따뜻한 색감을 이용해서
묘사한다.
2. 광기의 추격, 탐욕을 쫓다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에서 보여줬던 보랏빛 색감이
귀공자에서도 많이 보여진다.
시간을 알 수 없는 새벽, 혹은 초저녁
탐욕을 쫓는 자들은 서슬퍼런 빛 앞에서
타인을 해치고 또 욕심을 채운다.
실제로 마르코는 밤에 한국에 도착
이동하면서 새벽이 되고
귀공자에게 쫓기면서 낮이 되며
보라색 빛이 사라지긴 하는데 이것이
귀공자의 진짜 모습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
3. 죽기 전에 모든 것을 알게 된다.
필리핀에서 갑자기 온게 된 마르코
자신을 끊임없이 쫓는 자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영화는 마지막에 설명하고
귀공자의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도 알게 된다.
수 년 전 필리핀에서 한인들이 경찰과 갱들이 결탁한 일명 '셋업' 사건으로
피해를 본 사례들에서 착안했다고 생각한다.
마르코가 한국에 오게 되고
쫓기고 그리고 아버지를 만나는 모든 과정은
'셋업'을 통해서 이뤄졌다.
한이사가 의사들에게 중간중간 '세팅'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도
어쩌면 모든 것을 그들이 원하는 먹잇감을
함정을 파고 기다리는 '셋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마녀에서 특유의 스타일리쉬 액션을 보여준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라
초반의 콘셉트만 잘 이해하면
중간에 어떤 개연성을 생각할 겨를 없이
액션에 빠져들게 된다.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 그리고 그들의 캐릭터 구축이 잘 되었고
영화에서 사용된 색감도 영화를 보고 나면 잘 이해가 된다.
728x90반응형'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토에서 온 편지] 엄마와 자매, 서로에게 쓰지 못한 마음의 편지 (1) 2024.06.13 [익스트림 페스티벌] 중요한건 꺽여도 그냥 하는 마음 (1) 2024.06.06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0) 2024.05.23 < 열 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 위로가 필요한 나이 (0) 2024.05.16 [룸쉐어링] (0) 2024.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