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비둘기의 위엄

오랜만에 서울에 갔습니다.

고속열차가 생기고 일일 생활권이 되어서

오전에 갔다가 밤에 집에 왔습니다.

오늘은 지금까지 한 일을 마무리하고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찰나였는데요.

재미 있는 장면이 있어서 올립니다.

일을 마치고 서울역에서 부산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목요일이긴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제 눈을 의심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게 뭐죠?

의자 밑에 누가 구두를 벗어 놓은줄 알았습니다.

어랏?

제가 본게 비둘기 맞나요?

서울 왕래가 잦은건 아니지만

이런 장면을 목격한 것은 처음이네요.

사람 멀리서만 왔다갔다하는줄 알았는데

이런, 사람 발 바로 앞까지 옵니다.

사람이 움직여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느긋한게 걸어다니는 비둘기의 위엄이 돋네요

뭐, 이 녀석만 정말 특이해서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건물안, 그것도 서울에서 사람이 제일 많이 다니기로 유명한

서울역에서 방황하나 했죠?

근데!!!!!

얘들은 또 뭐죠?

주위를 둘러보니까 2,3마리의 비둘기들이

서울역사를 유유히 돌아다닙니다.

사람들의 발을 피해 유유히 돌아다니네요.

원래 비둘기는 산비둘기가 우리나라 토종인데(산에서 흔히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요행사(88 서울올림픽)때 하얀색 비둘기(평화의 상징)를

날려보내는 이벤트를 많이 헀죠.

그 비둘기들은 인도에서 수입한 것이랍니다.

그때 운동장에서 날아간 비둘기들은 한국 산지 등에서 살지 못하고

도시를 터전 삼아 살았다고 합니다.

원래, 흰색이었는데 보호색을 띄기 위해 도시와 같은 회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인간의 순간적인 욕심으로 인해 먼 타향 땅에서 먹고 살기 위해

위험한 도시에서 방황을 하는 비둘기를 보니 측은한 마음이 듭니다.

서울은 사람이 많지만 삭막하여 올라와도 서둘러 내려가곤 했는데

뜻밖에 재밋는 경험을 하게 되어서 신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