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스 보이 슬립스] 낯선 땅에서 적응, 그리고 뿌리의 온기리뷰 2025. 5. 8. 06:22728x90반응형라이스보이 슬립스“집에 가자” 1990년 모든 게 낯선 캐나다에서 서로가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 '소영'과 아들 '동현'의 잊지 못할 시간을 담은, 문득 집이 그리워질 따스한 이야기
- 평점
- 9.2 (2023.04.19 개봉)
- 감독
- 앤소니 심
- 출연
- 최승윤, 황도현, 황이든, 앤소니 심, 강인성, 헌터 딜런, 이용녀
우리가 알고 익숙했던 영화의 사이즈, 질감과는 사뭇 다르게 캐나다의 어떤 초등학교로 영화를 시작한다.
한 동양인 아이가 도망가다가 철조망에서 막히고 엄마의 손에 이끌려 학교 처음 가게 된다.
동?훈?킴? 처음 불리는 출석 이름
동현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다음 화면 동현을 학교에 보낸 엄마는 시끌벅적한 직장에서 홀로 벽을 보고 밥을 먹는다.
엄마가 캐나다에서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동현은 점심시간에 꺼낸 '라이스' 덕분에 유명세를 치른다.
결국 화장실에서 도시락 내용물을 전부 버린 동현
동현 엄마는 직장 정수기 앞에서 어떤 남자가 동현의 엄마 엉덩이를 툭툭 친다.
처음엔 바로 울것 같은 억울한 표정이었고 그냥 돌아 나오려고 했지만
다시 돌아가 그 남자의 얼굴을 보고 똑똑히 이야기 한다.
"한 번만 더 건드리면 죽여버린다"고
학교에 불려간 동현 엄마는 선생님으로부터 우선 이름을 영어식으로 바꾸라는 의견을 받는다.
영어이름을 지을 수 있는 걸 좋아하는지
아니면 그동안 캐나다 백인 아이들에게
놀림받던 울분을 토해내는지
돌아오는 차속에서 계속 떼를 쓴다.
집에서 겉절이를 만드는 도와달라는 엄마의 말은 듣지 않는다.
하지만 이내 엄마 곁으로 가서 엄마의 겉절이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엄마와 단 둘이 새로 만든 겉절이, 수육과 같이 밥을 먹는다.
내일 도시락으로 뭐 싸주면 좋을지 묻는 엄마,
동현은 다른 아이들이 먹는걸 싸달라고 한다.
"한국 음식이 아닌 것"
구체적으로 먹고 싶은건 없지만 놀림을 당하는 '한국 음식'이 동현은 싫다.
식사를 하고 동현은 엄마의 설거지를 돕고
"엄마 가서 놀아도 돼요?"
오늘 하루, 동현과 엄마는
각자의 자리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같이 밥을 먹고 저녁에 시간을 보낸다
"엄마, 나는 왜 아빠는 없고, 엄마만 있어?"
"아빠는 먼저 하늘 나라로 갔거든"
"왜"
"엄마도 잘 모르겠어"
"다시 돌아오면 안돼?"
심청전 동현은 그렇게 묻고 엄마는 동현을 재우고
밖에 나와 담배에 불을 붙인다.
직장에서 만난 또다른 한국 사람
소영(동현엄마)과 미선, 서로의 나이를 묻고
서로 같이 밥을 먹을 동료가 생겨서 좋다.
미선이 싸온 젓깔이 입에 맞는 소영,
"젓깔 먹다가 샌드위치 먹으니 맛이 좀 그렇다"
집에서 동현은 자신의 눈을 손가락으로 옆으로 찢으며
"엄마, 나는 내가 이상하게 생긴거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해?"
"그냥"
소영은 학교에서 누가 동현에게 그렇게 말한건지 알고 같지만
동현은 아니라고 한다.
그냥 방문을 닫고 나가려다가 다시 들어간 소영은 동현의 눈을 보고
똑똑히 이야기 한다.
"누가 동현이 괴롭히면 이야기해"
"두유 노? 태권도"
그러게 말하고 바로 때려라라고 하지만
동현은 태권도를 모른다고 한다.
소영은 상관 없다고 한다.
다시 학교
동현은 아이들이 노는 것을 그냥 보고 있다가
갑자기 술래가 되어 아이들과 신나게 논다.
"라이스 보이"라고 놀림을 받고
안경을 갈취 당한다. 아이들은 동현에게 침을 뱉기까지 한다.
직장에서 쉬는 시간 담배를 피던 소영은
학교에 호출된다.
인종차별을 한다고 항변하는 소영
학교에서는 동현이 여자 아이를 때리고
남자 애 2명을 때린 것을 더 강조한다.
맞은 아이들 부모가 화가 나있고
학교에서는 공정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한다는 말만한다.
밖에서는 "동양애 엄마"라고 수근거리고
동현은 정학 처분을 받게 된다.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고
매일 출근을 해야 하는데
학교에선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다고 한다.
"다른 애들은 어떻게 되죠?"
정서적인 폭력을 받았던 동현에 대한 다른 아이들은 처벌은 없었다.
교장은 sorry만 반복할 뿐 정학처분이 달라지지 않는다.
교장실 문을 박차고 나온 엄마, 고개를 푹 숙인 동현에게
"고개 들어"라고 말하고 성큼성큼 걸어 학교를 나온다.
"잘들어, 남자는 인생에서 딱 3번만 우는거야"
"울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면 다른 사람들 다 너를 무시할거야"
그렇게 동현은 컸고, 거울을 보며 눈을 찢던 손은
이제 렌즈를 넣고 목에 목걸이를 하는 조금 큰 아이가 된다.
1999년
노란색으로 염색한 동현은 아이들과 함께 걷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농담에 웃기도 한다.
조상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조사해오라는 과제를 내는 선생님,
이 과제가 끝낼때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는게 이번 과제의 목표라고 한다.
소영은 직장에서 다른 아시안 엄마들과
소영이 과거에 해던 고민을 이야기 한다.
다른 아시안 엄마 아들의 이름을 짓는 시간이다.
동현도 소영도 적응하지 못해 수년전의 저녁이었지만
이제는 사춘기가 와서 엄마와 투닥거리를 한다.
"Get Out My Room"
한국말을 하는 엄마에게 동현은 영어로 반항을 한다.
"밥 이거면 돼?"
다정했던 아들은 낮잠을 자고 방을 어지르고 퉁명스럽게 바뀌었다.
"엄마, 뭐 물어봐도 돼?"
"아빠 이야기 해줘"
"얘기하기 싫어"
좋은 사람이었는지, 똑똑했지
엄마는 말을 하기 싫고
그 적막을 깨는건 문 두드리는 소리다.
사이먼이다.
엄마와 요즘 만나는 남자,
동현과도 잘 아는지 인사를 하고
어깨에 쌀을 들고 올라온다.
"so 배고파요"
사이먼은 동현에게 학교의 이것저것에 대해서 물어본다.
허리가 아픈 소영과 그것을 걱정하는 사이먼
동현은 서둘러 일어난다.
하키 개막식 표를 준비한 사이먼, 하지만 동현은 관심이 없다.
설거지를 누가 하는지를 두고 알콩달콩 다투는 사이먼과 소영
동현은 워크맨의 소리를 높여 힙합을 듣는다.
학교의 과제, 동현은 설명되지 않는 사진 앨범을 들출 뿐이다.
"가기전에 물어볼게 있어"
"우리 집을 합치면 어떨까?"
사이먼은 소영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다.
직장에서 동료들은 사이먼의 제안을 기뻐한다.
소영도 기분은 좋지만 동현을 생각해야 하고 복잡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췌장암 4기
췌장에 암이 있어요, 간과 폐로 퍼져 있는 상태고
허리가 아파서 간 병원에서 너무 놀라운 이야기를 한다.
팬크리에스, 스펠링 하나하나를 받아 적는 소영,
캐나다에 처음 와서 영어를 배울때처럼
췌장암 단어를 하나씩 눌러가며 자신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인다.
잇 워즈 터미널, 영어 사전으로 그 뜻을 찾는 소영
"암으로 돌아가실거예요"
의사는 사전을 찾는 소영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 한다.
"언니, 오픈카 타본적이 있어?"
직장 동료 언니는 소영을 대신해서 울고
소영은 캐나다에 오면 오픈카를 타는 상상을 했다고 한다.
환자복을 입고 있는 한 남자,
소영은 그 남자를 향해 소리를 치지만
남자는 반대로 돌아보고
난간에서 발을 움직인다.
꿈이었을까? 회상이었을까?
오픈카를 타면 머리가 멋지게 휘날릴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머리카락을 그냥 빗기만 하는 소영의 아침
"동현아, 아침 먹자"
소영은 동현의 얼굴을 가만히 쓰다듬으며 아침을 시작한다.
"우리 셋이 한가족이 되면 어떨거 같애?"
입양아이로 크면서 힘들었을 사이먼,
그래서 좋은 가족이 될거 같다고 소영은 동현을 설득시킨다.
같이 살아도 되는지 동현에게 묻지만
동현은 모르겠다고 한다.
미역국을 다 먹지 않고 일어나는 동현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소영은 나가라고 소리치고 동현은 때리지 마라고 소리치고 바로 나간다.
"동현아 엄마 할 이야기 있어"
"엄마 아파, 병 걸렸데"
"암, 췌장암"
그렇게 다투다가 툭 나간 엄마의 암,
동현은 울면서 학교로 향하고 소영도 여느때처럼 일터에서 일을 한다.
여전히 놀림 받는 동현, 결국 책을 들어 놀리는 아이를 내리친다.
동현은 5일 정학처분을 받고
엄마가 절대 하지 마라고 하던 술도 마신다.
홀로 집에 있는 소영에게 사이먼이 찾아오고
소영은 '고려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것을 믿느냐는 사이먼의 물음에도
소영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엄마를 버리기 위해 엄마를 업고 산에 오르는 아들
아들을 생각해 가는 길에 솔잎을 떨어뜨려
아들이 돌아갈 길을 걱정해주는 엄마의 이야기였다.
한편 동현은 그때 책으로 얼굴을 맞았던 잭슨이 찾아와
동현을 사정없이 때린다.
사정을 알게 된 사이먼은 소영을 위로하고
둘은 서로의 눈을 보며 느린 템포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만신창이가 되어 들어온 동현,
동현은 울고, 소영은 괜찮아라고 이야기 해준다.
"우리 같이 여행 가자, 너한테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어"
그렇게 먼 바다를 건너, 산을 넘어
소영과 동현은 한국으로 온다.
어느 시골 집,
남편의 이름을 묻는 소영,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남자,
집 안의 시어머니는 소영과 동현을 문전박대한다.
때마침 시아버지가 집에 왔고
동현을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시킨다.
들어가자는 시아버지, 그리고 아까는 퉁명스러워던 동현이 삼촌도
먼길 오느라 힘들었을 두 모자에게 같이 밥을 먹자고 한다.
할아버지가 건네는 술 한잔, 두 손으로 받고 또 두 손으로 건넨다.
"삼촌도"
"삼촌 아니고 작은 아버지"
머리를 돌려서 술을 마시는 것은 작은 아버지로부터 배운다.
"근데 얼굴이 왜 그래?"
"실수로 다쳤어요"
"조심해야지, 잘생긴 얼굴 다쳐서 어째"
할아버지가 이야기 하는
농촌에서의 노동, 전쟁,
"죽은 사람도 봤어요?"
동현은 한국이 낯설기도 또 신기하기도 하다.
"어머니는 저렇게 된지 몇년 됐어요?'
"동현이는 정말 잘 키웠다"
"혼자 힘들었을텐데, 그것도 외국에서 말야"
"미안하다, 미안해, 너희 둘한텐 못쓸짓을 한거야"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다는건 정말 힘든 일이지"
"왜 그놈이 자살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많이 아팠잖아요"
"아버님, 혹시 원식씨 유골 아직 가지고 있어요?"
소영과 동현에게 아빠가 썼다는 가방을 주는 할아버지,
"아버지 꼭 건강하세요"
"내 걱정은 말고 너희들이나 잘 살아"
"그리고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해"
시아버지의 진심이 담긴 작별 인사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소영,
다시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시아버지
시어머니는 멀어져가는 며느리, 손자를 방안에서 쳐다볼 뿐이다.
둘을 태운 트랙터는 아주 천천히 멀리 떠나간다.
트랙터 안에서 동현은 아빠의 가방에서
아빠가 잆었던 군복을 꺼내 자신이 입어본다.
아빠의 노트, 사진, 동현은 신기하다.
아빠의 이야기를 피했던 소영에게서
아빠의 이야기를 해주는 소영으로
둘은 그렇게 굽이굽이 산이 많은 한국에서의 여정을 꿈같이 보낸다.
다음 행선지는 이발소
동현은 작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머리를 완전히 짧게 깍는다.
노랑 머리가 하나둘 바닥으로 떨어지고
소영은 한국식 목욕탕에서
오랜만에 몸을 씻는다.
때수건에 비누를 뭍혀 귀뒤까지 깨끗하게 씻는 소영
한편 동현은 작은 아버지 등을 밀어준다.
더 쎄게, 더 쎄게
작은 아버지는 이제 좀 흡족해 한다.
이제 동현의 등을 밀어주는 작은 아버지
아프다는 동현, 때가 많이 나온다.
작은 아버지와 물장난치다 혼나기도 한다.
마을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는 모자
산을 오르던 엄마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고
돌아가자는 동현, 안된다는 엄마
"가야지"
무겁지?
동현은 소영을 업고 묘소로 향한다 .
"원식씨 저 왔어요"
가져온 가방에서 보자기와
몇가지 음식을 주섬주섬 꺼내는 소영,
"동현이가 아빠 술한잔 따라 드릴래?"
할아버지에게 배운대로 두 손으로 공손히 술을 따르고
둘은 무덤을 향해 큰 절을 올린다.
산 위에서 뭔가를 향해 절규하듯
소리를 내지른 소영
"집에 가자"
동현을 가만히 안고 토닥여준다.
캐나다에서 적응하지 못해 힘들었던 일들이
한국에 와서 치유 받는 느낌일까?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안소님 심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라고 한다.
낯선 캐나다 땅에서 적응하려고 노력했던 그의 과거를
16mm 카메라로 담았다고 한다.
728x90반응형'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리] 보호사각지대에서 아이들은 즐거울까? (2) 2025.05.22 [더 폴(The Fall)] 추락과 상승, 그 중간에 선 한 남자와 소녀의 이야기 (1) 2025.05.15 [나를 구하지 마세요] 어른들의 무게를 짊어진 아이의 성장기 (8) 2025.05.01 [둔내면 임곡로] 사람이 좋지만 나에겐 불편한 (0) 2025.04.24 [홀] 저마다의 검은 그림자 (1)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