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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시네마] 현대 가족에 관한 단상(스포일러 있습니다)리뷰 2013. 3. 28. 08:30728x90반응형
가족 시네마는 평이한 제목처럼 가족이 함께 둘러 앉아서 보기엔
다소 무거운 주제도 있는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영어제목
'Modern Family'가 말해주듯
현대사회에서 가족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김수연, 이성호, 신수원, 홍지영 감독이 각자 만든 영화를 합쳐 놓은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순환선>
갑작스런 실직과 아내의 둘째 임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한 남자,
시간 때우려고 올라 탄 순환선에서 분유 값 구걸녀를 만나다!
<별 모양의 얼룩>
유치원 캠프 화재사고로 딸을 잃은 지 1년 후, 내 딸이 살아있다!?
〈E.D. 571>
2030년 버전, 싸이언틱 초과속 스캔들!
등록금 때문에 기증했던 난자… 12년 후, 골드미스 김부장을 어택하다!
<인 굿 컴퍼니>
임산부가 걸림돌?
출산문제로 부당해고 위기에 처한 여직원을 둘러싸고 이기적인 직장동료들의 눈치보기가 시작된다!내용 출처 : 다음 영화
먼저, <순환선>은 실직한 한 가장이 늦둥이를 가지면서 겪게 되는 압박감을
끊임없이 지하를 오가는 도시철도를 배경으로 그렸습니다.
직장이 있을 때의 도시철도는 빠르게 직장에 출근하게 도와주는 주요한 수단이었으면,
실직후 도시철도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가장 유용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 곳에는 직장 못지 않는, 생존을 위한 정글이기도 하죠.
가정에서 받는 압박감을 주인공이 도시철도 안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느낀다는 상황을 환타지적으로 잘 그려냈습니다.
'책임지지도 못할거면서' 라고 말하는 첫째 딸의 원망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커다란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직장에서 부하직원에게 밀린 상실감이
플랫폼에서 밀려난다는 설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묘한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별 모양의 얼룩>은 과거 씨랜드 화재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사고로 1년 전에 잃은 딸을 그리워하는 엄마의 심리가 잘 묘사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슬픔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요?
<E.D 571>은 가까운 미래를 보여주는 가족상입니다.
'생물학적 부모'를 찾아가는 시험관 아기였던 아이,
급한 등록금 때문에 불법으로 난자를 매매했고,
생물학적 딸과는 일면식도 없지만,
그녀는 딸에게 라면을 끓여주면서 흔들립니다.
생물학적 딸에게 처음으로 해주는 음식,
그렇지만 가족적으로 엔딩을 맞이하진 않습니다.
냉혹한 현실에서 살려면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것,
그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가족들이 가져야하는 자세라는 것을
미래라는 배경을 가져와서 보여줍니다.
<인 굿 컴퍼니니>는 임산부를 권고사직하는 출판사 사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출판사에서 사장을 제외하고는 전부 여직원,
그렇지만 여직원들조차도 권고사직 당하는 동료직원들의 힘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스스로의 밥그릇, 생존을 위해...
작은 출판사에서 벌어지는 스스로를 위한 생존은
그대로 사회로 투영이 되어
출판사 사장도 만삭인 아내를 걱정하고,
냉혈한 과장도 어린이집의 아이를 데리러 가지 못해 안절부절 못합니다.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 자신을 옭아매는 이기주의였다는 것을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출판사 사장은 알지 못합니다.
권고사직에 관한 이야기를 다큐라는 형식을 빌려와서
보여줬는데요
엔딩이 강렬합니다.
새로 뽑은 직원은 남자직원인데
아이 갖기를 원치 않아 정관수술을 해서
출판사 사장이 끔찍히 좋아하죠.
가족을 갖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회사,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순환선>의 경우 제 65회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카날플러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공통 주제는 '가족'이지만, 4인의 감독이 말하고자 한 것은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적으로도 잘 만들어진 <가족 시네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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